촉박한 일정이 주는 긴장

이번 달 20일 즈음 마감하기로 한 원고 일정이 바뀌었다. 부득이한 상황으로, 그 원고를 이번 주 목요일에 마감하기로 했다. 내게 의사를 묻는 메일에 잠시 고민은 했다. 길지 않은 글이라도 5~7일 정도 여유를 두고 글을 쓰는 편이라 내일부터 쓴다고 해도 빠듯하기 때문이다. 아울러 마감 원고가 하나가 아니다. 금요일 학과 콜로키움에 발표할 원고는 수요일 마감이다. 다음주 수요일까지 두 편의 원고(그 중 하나는 분량이 꽤나 많다)를 마감해야 한다. 기존 원고 일정 만으로도 뭔가를 추가할 상황이 아니다. 그럼에도 원고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겠느냐는 정중한 메일에 그러겠다고 답했다. 답장은 약간 길게 적었지만 속으론 ‘그냥 쓰지, 뭐’라고 중얼거리면서.
일정이 촉박하니 갑자기 긴장감이 살아나고 몸이 살아난다. 이런 긴장감이 좋다. 마감이 분명하게 있어서 촉박한 느낌이 들 때의 긴장감은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 중 하나다. 아울러 이런 긴장감은 그동안 여유롭던 내 몸을 깨운다. 마감이 있어야 글을 쓰는 건 아니다. 마감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. 그럼에도 마감이 있고 일정이 촉박하면 또 그 상황에 맞게 몸이 움직인다. 이렇게 움직이는 몸이 좋다. 이 긴장감이 어떤 생기를 줘서 좋다.
이제 마감을 향해 열심히 달리자. 신난다. 방학하고 한동안 느슨하게 움직였는데 다시 신난다.

글쓰기와 마감

글을 써야 하는 사람(대학원생 포함)이 종종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, ‘마감 시간은 넘겼지만 한 번이라도 더 읽고 조금 더 내용을 보태면 글이 더 좋아질거야’라는 믿음이다. 일천한 나의 경험에 따르면, 다른 말로 내 협소한 경험에 따르면 마감 시간을 넘겨가며 글을 쓰면서 글이 좋아지는 경우는 잘 없더라. 마감 시간을 넘긴 상황에선 마감 시간 전이나 후나 글은 거기서 거기더라.
글쓰기와 마감에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마감 시간을 지킨 글이 잘 쓴 글이다. 마감 시간을 조금 넘기더라도 글을 한 번 더 고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, 그렇지 않다. 한 번만 다시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. ‘마감시간을 지켜서 글을 쓰겠다’고 다짐하며 글 쓰는 일정을 조정할 때와 ‘이번에도 마감시간을 좀 넘겨서 내야지’라며 글을 쓸 때, 어느 경우에 글이 더 좋을까? 마감시간을 넘긴 글은 이미 글에 투자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글일 가능성이 높다. (물론 예외가 있긴 한데, 이 경우 미리 마감시간을 조율해서 연장하지 마감시간을 일방적으로 어기진 않는다.)
이렇게 말하는 내가 단 한 번도 마감시간을 넘긴 적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, 그리고 글을 잘 쓴다면 설득력이 있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게 함정. 일단 마감시간은 거의 다 지키지만 글을 못 쓰니 설득력이 떨어진다. 그리고 두 편의 글 중 하나는 몇 달, 다른 하나는 얼추 1년 넘게 마감을 연장하고 있다는 게 치명적 함정이랄까… 아하하. ;ㅅ; (편집자느님 죄송합니다.. ㅠㅠㅠ)

주절주절

어쩐지 할 말이 없어 이것저것 중얼거립니다.

ㄱ
어쩐지 할 말이 없는데 무엇을 중얼거릴 수 있는 건지.. 하하 ;;;
ㄴ
여름은 끝나 가지만 많이 지치고 기운도 많이 빠진 상황입니다. 몸이 쉽게 지쳐요. 농담으로 홍삼이라도 사먹어야 하나, 보약이라도 먹어야 하나라고 중얼거리고 있습니다. 유난히 기운이 빠지고 기력이 없습니다.
ㄷ
어느 정도냐면… 청탁 받은 원고를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! 22일 마감이면 벌써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.. 아이디어도 없어요.. 어쩌자는 거지… ;ㅅ;
ㄹ
보통은 뭔가를 쓰겠다고 결정하고 확실한 소재가 있으면 시작은 할 수 있는데 시작을 할 수가 없습니다. 어떡하지…
ㅁ
22일 마감인 원고를 벌써 시작하느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, 중간에 추석이 있으니까요. 그리고 그 며칠 뒤 또 다른 마감이 있거든요. 그러고 나면 마감의 연속! 짜잔! ㅠㅠㅠ
ㅂ
암튼 이번 하반기도 무사히 보내야죠. 아무렴요.. 무사히 보내야죠.
ㅅ
이 정도면 트위터를 해도 괜찮겠어요.. 하하. 농담입니다. 트위터는 다시 할 의사가 없습니다. 그쪽 세계는 제가 따라갈 수 없는 오묘하고 복잡한 곳이에요. 전 그냥 조용한 구글플러스에서 놀겠어요.
ㅇ
구글플러스는 정말 괜찮은 SNS인데 한국에선 거의 안 쓰네요.. SNS로 귀찮으면 사진앱으로도 괜찮습니다. 끝내주는 사진앱이죠.
ㅈ
그럼 이런 쓸데 없는 일기도 이제 마무리를…해야겠죠? 이렇게 또 하루 바이트를 낭비하네요.. 끄응..
ㅊ
하지만 인터넷 세계에선 넘치는 게 바이트니까요. 바이트 낭비가 인터넷을 구축하고 있으니까요.
ㅋ
그러고 보면 외국의 신문이나 학술지에 실린 글을 검색하는 건 참 쉬워요. 며칠 전엔 1970년대 바이 관련 논문, 트랜스젠더 관련 글을 여럿 찾았습니다. 그냥 웹을 대충 뒤적거리면 나오더라고요. 하지만 한국 자료를 찾기는 참 어려워요.. 검색사이트가 아니라 특정 홈페이지를 찾아가야 하고 때론 인터넷익스플로러만 지원합니다. 한국은 자료 구축은 참 잘하고 있는데 그걸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은 정말 부실해요. 사람을 참 번거롭게 하는 시스템은 어째서인지 의문입니다.
ㅌ
그럼 이제 오늘도 잉여롭게 보내야요.. 히히히.